"호수에 오리 많아 더럽다고?"...인간이 지켜할 '동물의 존엄성'
"호수에 오리 많아 더럽다고?"...인간이 지켜할 '동물의 존엄성'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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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대한민국' 만들어야

"20대 때부터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수용할 만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글은 나의 삶과 정책적 철학을 바탕으로 주관적 관점으로 이루어진다. 내 시선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나름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의도적으로 주관적이고 관찰적인 시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되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객관적 지식 및 데이터는 최소화 할 것이다. 정책가는 좌우 이념의 대립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게 내 신념이다." 젊은이의 눈에 비친 세계.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며 깨달은 철학은 무엇일까. <에듀인뉴스>는 새해 첫 연재로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과 함께 떠나는 '옥승철의 세계 정책여행’을 기획했다.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이기심

[에듀인뉴스] 인간의 존엄성이 절대적이며 천부적이라면 과연 동물의 존엄성은 어떠할까? 지금까지 동물들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살수도 있고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존재였다. 인간은 동물을 그저 ‘먹을 것’, ‘구경할 것’, ‘위험한 것’이라고 치부하며 살아왔다.

동물의 습성을 무시한 채 좁은 동물원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거나 아파트 한 동, 도시 하나를 만든다고 산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밀기도 한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신도시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산과 들판이 사라지고 있다.

그럼 산과 들을 삶의 터전으로 삼던 동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나마 남은 작은 동물들은 크기가 작아진 산속에서 떨고 있거나 도시 한가운데로 들어와 이곳저곳을 떠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하천가를 개발하고 공원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하천에 시멘트를 바르고 운동기구를 설치한다. 작년에 보았던 어느 신문에는 호숫가에 오리가 많이 살아 더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는 너무나도 이기적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많은 동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돌거나 멸종을 당하거나 당할 위기에 처했다.

옥스퍼드 하천 주변에는 집과 동물, 자연이 잘 어우러져 있다. 사진=옥승철
옥스퍼드 하천 주변에는 집과 동물, 자연이 잘 어우러져 있다. 사진=옥승철

동물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외국의 모습

호주의 도시공원은 최대한 인공적인 모습을 피한다. 실제로 호주에 머물 때 시멘트를 바른 공원을 거의 보지 못했다. 내가 본 인공적인 공원들조차도 항상 나무와 잔디들로 덮여 있었고 그곳은 새들이 휴식하는 곳이었다.

영국의 옥스퍼드에서 공부할 때 우리 집 옆에는 자연 그대로의 푸른 평원이 펼쳐져 있었다. 영국의 타 도시들도 그렇지만 옥스퍼드 또한 사람이 사는 구역과 동물이 사는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도시 안의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위의 사진처럼 자연 훼손을 최소화 화면서 동물들에게 살 공간을 내준다.

그래서 옥스퍼드는 최대한 도시를 넓히지 않으려 한다. 내가 살았던 기숙사는 시 구역에서 벗어난 자연구역에 조그맣게 지어져 있는데, 건설 당시 자연보호를 위한 엄청난 항의와 반대 시위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숙사 밖을 나가면 때 묻지 않는 자연이 펼쳐져 있고 자연위의 길 또한 시멘트가 아닌 흙길로 되어 있다. 기숙사 옆 평원에는 수많은 새와 말이 뛰어놀았고, 특히 호숫가에는 수많은 오리와 거위 그리고 백조가 서식지를 이루었다. 특이하게도 사람들은 그 평원을 찾을 때면 꼭 동물의 나라를 방문하듯 서식하는 동물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러워했다.

그곳은 동물들이 주인인 진정한 동물들의 나라였고 인간은 방문자이며 관찰자였다.

 

그리고 동물들은 친절하게도 우리의 방문을 허락하고 같이 어울려 주었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방문에도 편안해했다. 진정한 그들만의 보금자리였다. 인간이 도시 속에서 어떻게 동물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 보고 배웠다.

나는 이 평원을 보고 영국이 동물들과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책을 만드는지 알게 됐다. 동물들의 구역을 보장해주고 개발 시 동물들이 함께 사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동물들에게도 행복할 권리, 살 곳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세종시 하천에서 발견한 오리들. 하천 폭이 좁고 사람이 많이 다녀 서식지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나마 이곳은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사진=옥승철
세종시 하천에서 발견한 오리들. 하천 폭이 좁고 사람이 많이 다녀 서식지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나마 이곳은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사진=옥승철

동물의 존엄성을 지켜줘야 한다

세종시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종종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곤 한다. 행정부 건물 옆에는 하천을 따라 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사람의 편의를 위한 인공적인 공원이었지만, 그래도 운동기구도 없고 시멘트 사용도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하천을 따라 걷다 몇 마리의 오리를 보았다. 얼마나 반갑던지.

 

나는 그 오리들을 며칠간 관찰하면서 몇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오리들은 하천의 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있는 숨기 좋은 곳,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곳 그리고 쉴 수 있는 평지와 둔덕 같은 곳 주변에서 살았다. 상류 쪽의 하천 폭이 넓고 개방된 곳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인적도 많지 않았다. 그곳은 사람이 오더라도 풀에 숨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도심 공원에 적용 가능한 몇 가지 정책을 도출해냈다. 정책의 기본 이념은 ‘모든 개발에 동물들의 존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천의 공원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도심 속의 하천을 공원화할 때 시멘트 길과 운동기구 등 인공적인 것들을 최소화할 것

둘째, 사람이 다니는 길을 하천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만들 것

셋째, 하천을 공원화할 때 동물들이 쉴 수 있도록 안정감을 느끼는 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있고, 평지와 둔덕이 있는 곳을 몇 군데 꼭 만들 것

특히 하천은 동물들이 많이 살 수 있기에 국가에서 기본법을 제정하고 지침을 내려 지자체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이 동물에 대해 가져야 할 몇 가지 기준을 생각해봤다.

첫째, 동물들에겐 지켜주어야 할 존엄성이 있다

둘째, 자연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것이기도 하다

셋째, 우리는 자연의 방문자이며 관찰자이지 지배자 및 소유자가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의 모습은 '국민의 선진 의식'에 기반

경제적으로만 부유하다고 해서 선진국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것은 선진적인 제도와 사람들의 선진적인 의식에 기반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물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살도록 고려하고 지키려고 하는 것, 이것이 선진국 시민이 가져야 할 의식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나라도 이제 개발정책을 만들 때 동물의 존엄성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하천을 재정비하여 인공적인 것들을 최대한 걷어내 동물들에게 공간을 돌려주고, 인간은 자연의 관찰자와 방문자의 역할로 바꿔나가야 한다. 그것이 인간에게,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그리고 스트레스와 외로움이 많은 현대인에게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가져다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제 도시 속 동물들의 존엄성을 지켜줄 수 있는,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공간구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이제 동물들을 사랑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자.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개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코이카 인턴으로 요르단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일했다. 그 후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공정책 석사를 공부하였다. 졸업 후 싱가포르의 북한 관련 NGO Choson Exchange에서 북한에 대해 연구했고, 미얀마의 US AID 소속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민주주의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미얀마의 소수민족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연구했다. 현재는 덴마크 비즈니스 스쿨 석사를 다시 하면서 덴마크 복지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과학원대학에서도 중국에 대해 배우고 있다. 2016년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한국청년정책학회를 세워 청년정책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부이사장으로서 정당 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개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코이카 인턴으로 요르단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일했다. 그 후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공정책 석사를 공부하였다. 졸업 후 싱가포르의 북한 관련 NGO Choson Exchange에서 북한에 대해 연구했고, 미얀마의 US AID 소속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민주주의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미얀마의 소수민족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연구했다. 현재는 덴마크 비즈니스 스쿨 석사를 다시 하면서 덴마크 복지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과학원대학에서도 중국에 대해 배우고 있다. 2016년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한국청년정책학회를 세워 청년정책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부이사장으로서 정당 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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