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노숙하는 나라..."사람·동물·자연 공존 도시계획 필요"
비둘기가 노숙하는 나라..."사람·동물·자연 공존 도시계획 필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0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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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정원 속으로...자연 살리는 영국의 '도시 철학'

[에듀인뉴스] "20대 때부터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수용할 만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글은 나의 삶과 정책적 철학을 바탕으로 주관적 관점으로 이루어진다. 내 시선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나름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의도적으로 주관적이고 관찰적인 시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되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객관적 지식 및 데이터는 최소화 할 것이다. 정책가는 좌우 이념의 대립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게 내 신념이다." 젊은이의 눈에 비친 세계.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며 깨달은 철학은 무엇일까. <에듀인뉴스>는 새해 첫 연재로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과 함께 떠나는 '옥승철의 세계 정책여행’을 기획했다.

도시의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런던

거의 1년 만에 졸업식을 치르러 영국에 다시 갔다. 비행기가 런던에 거의 다다를 때쯤 창밖을 보았는데 꼭 도시가 정원 속에 있는 듯해 보였다. 곳곳에 자연그대로의 공원들이 보였다. 대도시지만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을 도시 안에 품으려는 도시 철학이 엿보였다. 어느 곳 하나 공원을 찾아보기 힘든 회색빛 도시 서울의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였다.

공항에 내려 런던 시내에 들어왔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주위를 천천히 걸었다. 집값이 비싼 런던으로 유명하지만, 한국 같으면 쇼핑몰이나 아파트가 들어설 큰 면적의 땅에 공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원들의 공통점은 자연 그대로를 살린 것이다. 우리나라 공원은 인공구조물이 많이 설치되어 있고 시멘트로 바닥을 발라놓았다. 이와는 반대로 영국 공원들은 인공구조물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자연을 살려놓는다. 그래서 보행 길이 흙길인 곳도 많다. 영국인들은 공원을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을 위한 곳이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물들과 인간이 잘 어울리고 있는 런던의 하이드파크. 사진=옥승철
동물들과 인간이 잘 어울리고 있는 런던의 하이드파크. 사진=옥승철

하룻밤을 보낸 후 숙소 근처 하이드 공원에 들렀다. 대도시 안에 자연이 잘 보전된 공원이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나무와 잔디밭이 펼쳐졌다.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려왔다. 좀 더 들어가 보니 큰 호수에 많은 새가 살고 있었다. 새끼를 거느린 오리 가족들이 평화롭게 풀 위에서 놀고 있었다.

공원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잔디밭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낳은 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저 작은 길을 따라 지나갈 뿐이었다.

새들이 많아서 호수 주변이 그들의 배설물과 깃털로 인해 더러웠지만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것도 자연 일부라고 영국 사람들은 생각한다. 이와는 반대로 호수에 몇 마리 오리로 인해 더럽다는 민원이 발생했다는 한국 기사가 생각난다. 대도시 안에서 동물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다음날 영국 여왕이 사는 버킹엄 궁전에 갔다. 그곳에 큰 공원이 있었는데 호숫가를 따라 철로 된 펜스로 빙 둘러싸여 있었다. 그안에는 온갖 동물과 새가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펜스 밖에서 멀찌감치 동물들을 관찰하였다. 조금 신기해서 둘러보다가 어떠한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 구역은 자연 보전구역이라는 것이었다. 미래세대를 위해 생태계를 보전하는 도심의 생태계 보전구역이었다.

대도시 중심에 자연보전지역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조금 더 둘러보니 담 안에는 거위와 오리, 청설모가 함께 뛰어놀며 평화롭게 어울려 살고 있었다. 동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안전한 보금자리인지 아는 눈치였다. 이처럼 런던은 동물들과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동물들의 구역을 사람의 영역과 분리하고 있다.

런던의 생태계보전지역인 세인트 제임스 공원,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옥승철
런던의 생태계보전지역 세인트 제임스 공원은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옥승철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일단 대도시에 공원이 적을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공원은 자연과 거리가 먼 인간만을 위한 시멘트 공원이다. 이곳에서는 인간만 있지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인공적으로 멋지게 꾸미려고만 한다. 하지만 진정한 공원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게 가장 덜 꾸민 자연 상태이다.

요즘 나는 비둘기를 보면서 ‘저 비둘기들은 처음부터 도시에 사는 비둘기였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도시를 만들어 비둘기들은 살 곳 없는 노숙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국에서 본 비둘기들은 푸른 공원에 살고,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나는 우리가 그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했다고 생각한다. '닭둘기'라는 비둘기 별칭은 우리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지,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다. 이제 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

도시 사람들에겐 집이 있는데 동물들의 집은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개발이라는 가치를 자연에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는 사람 중심으로 도시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도시는 영국 런던처럼 자연과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곳이어여 한다. 또한 공원은 동물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도시 안에서 동물보전구역을 지정해 동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기존 공원들의 인공구조물들과 시멘트들을 최대한 걷어내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지금부터라도 도시를 설계할 때 자연을 보전하고 동물과 공존하는 도시 공간 연구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옥승철 한국청년정책학회 부이사장
옥승철 한국청년정책학회 부이사장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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