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번째 이야기...아이들과의 새로운 연결고리 '틱톡', 함께 하실래요?

[에듀인뉴스] 선생님과 학생들은 교실과 교실 밖에서 하루하루 추억을 쌓아가며 1년을 보내게 된다. 이 추억을 소중히 오래 간직하기 위해 교단일기를 기록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작년부터 190여편의 교단일기를 써온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의 교단일기를 연재,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틱톡(Tic Toc) 이모티콘. 중국의 바이트댄스사가 서비스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으로,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동영상 소통에 익숙한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설명=네이버지식백과)
틱톡(Tic Toc) 이모티콘. 중국의 바이트댄스사가 서비스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으로,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동영상 소통에 익숙한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설명=네이버지식백과)

[에듀인뉴스] “선생님 경기도교육청 틱톡 이벤트 오픈할 것 같은데, 샘플 영상 부탁해요!”

페이스북 내 포스팅에 달린 댓글이다. 작년 아이들과 틱톡 영상을 두 번 찍었고, 올해 아이들과는 한 번 촬영을 했다. 모든 영상은 학생들 계정으로 촬영했고, 정말 재미로 찍었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에서 틱톡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정말 신기했다. 역시 최근 트랜드를 선도하는 선진 경기교육인가?^^

틱톡앱을 깔고 계정을 만들었다. 나는 고민 없이 뭐든 시도해보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그날 우리 반 아이들과 틱톡을 찍자고 말했다. 아이들은 당황하기보다 굉장히 반기는 눈치였다.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틱톡을 하다니, 여러 학생들이 호감을 표시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우리 독립기념관에 갔을 때 점심시간에 찍은 거 있잖아~ 오나나나춤으로 찍어볼까? 선생님이랑 같이 촬영할 사람?”

“저요! 저요!!”

“좋아~ 바로 촬영 시작~”

아침 시간부터 우리 반이 시끌벅적하다. 나랑 같이 춤을 추는 학생들, 그걸 촬영하는 학생도, 또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과 복도 창문에 매달려 우리 반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 다른 반 학생들까지^^ 순간 교실이 콘서트장으로 변하고, 아이들은 초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틱톡 계정 만들었어~ 가끔씩 우리 반 친구들과 함께 촬영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말해줘~ 함께 즐거운 영상 찍어보자~~!”

6교시 수업이 끝나고 우리 반 하교 인사를 틱톡 영상으로 촬영했다. 평상시와 똑같은 개인별 인사였지만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참여하고 웃었다.

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요새 학생들은 유튜브, 틱톡을 많이 쓴다. 특히 틱톡의 경우 15초짜리 영상이라 올리기도 쉽고 보기도 편하다. 추천 영상으로 뽑히면 수많은 사람이 볼 수 있어서 조회 수가 급격하게 올라가기도 한다.

요새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단박에 알 수 있어서 좋다.

우리 반 학생들과 올린 영상이 주말 동안 조회수 10K를 돌파했다. 작년 6학년 제자들과 찍었던 망치춤 틱톡 영상이 조회수 330K를 돌파해서 K의 단위를 알고 있긴 했다. 1K는 1,000명을 뜻한다. 그러니까 주말 간 무려 만 명이 우리 반 영상을 봤다는 것이다!!!

수백개의 좋아요 알림이 뜨고, 작년에 근무했던 학교 제자들과 나를 아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폭발적으로 도착했다. 자연스레 작년에 근무했던 선생님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고 모두들 이런 현상을 신기해했다. 졸업하면 따로 연락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엇? 안녕하세요! 틱톡 하는 선생님이다!”

학교 옆 편의점에서 교사 연수 간식을 구입하는데, 4학년 학생들이 나에게 인사를 했다. 사실 맡고 있는 학년이 아니면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다. 그래서 다른 학년 학생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 건 더더욱 기회가 없다.

“오~ 안녕! 혹시 내 틱톡 영상을 봤니? 오... 많구나~ 못 본 친구들 선생님 틱톡 계정 볼래? 나는 유쾌한 창진쌤이고, 여기 보이지? 지금 6개 영상을 올렸어~”

아이들은 완전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대박을 외쳤다. 그리고 팔로워를 꼭 하겠다며, 내년에 자기반 담임선생님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아니 틱톡 영상 하나 찍었을 뿐인데, 내년도 학교생활을 부탁하다니, 황당하기도 하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그런 만남은 계속 되었다. 급식실에서 만난 3학년 담임 선생님,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며 말은 건네는 6학년 학생, 문기갓탤런트 행사에서 만난 처음 보는 4학년 학부모님에게 칭찬 세례를 받으니 어지럽다^^

“선생님~ 우리 반 녀석들이 선생님 보고 틱톡 인싸쌤이래요~”

“선생님 그 영상 두 번째 하트 제가 누른거에요~ 영상 잘보고 있어요”

“선생님~ 진짜 짱이에요! 우리 딸이 집에서 선생님 이야기를 해서 영상 같이 봤어요!”

문득 이런 게 소통인가 생각이 들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 PC방에 따라가 함께 게임하는 부모님, 연예인에 빠져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자녀와 함께 하기 위해 팬클럽에 가입하고 함께 콘서트에 가는 부모님들이 떠올랐다. 내가 틱톡을 시작한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몇 일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로 우리 반 특수학급 아동이 나를 팔로우 한 것이었다. 신기해서 그 학생 계정에 들어가 보니 업로드 영상이 무려 1,000개가 넘었다. 가끔 춤을 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영상을 보니 확 이해가 되었다. 이 학생과 연결고리가 없었는데, 틱톡이 특수학급 학생과 나를 연결시키고 가깝게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찍은 영상으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또래 집단의 강력한 소속감, 더 무서운 사춘기로 관계 형성을 맺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런데 15초짜리 영상 하나로 편하게 다가가고 다가올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행복하다.

“선생님~ 그런데 어떻게 매번 이렇게 재미있는 영상을 찍어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뭐하고 놀까?’라고 묻기만 합니다. 아이디어부터 촬영, 편집까지 아이들이 해요. 교사가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 보다 아이들의 집단지성이 훨씬 기발하고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