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학교는 ‘학부모’와 ‘엄석대의 후예들’이 ‘갑’이다
[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학교는 ‘학부모’와 ‘엄석대의 후예들’이 ‘갑’이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6.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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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환 경기 광동중학교 교사

키케로의 '의무론'을 통해 본 '공화시민의 덕성'과 '시대정신'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키케로 의무론 표지(허승일 역, 서광사, 2006). 이 책은 3권으로 만들어졌으며, BC 44년 무렵에 저술되었다. 원래 1권의 주제는도덕적 선에 대한 것이다. 키케로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기위해서는 도덕적 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도덕적 선이도출되는 네 가지 기원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지식 또는 지혜, 정의, 용기, 인내이다. 이 가운데 지식 또는 지혜가 가장 근원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2권의 주제는 유익함에 대한 것이다. 유익한 것과 유익하지 않은 것, 보다 유익한 것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권의 주제는 도덕적인 선과 유익함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출처=두산백과)
키케로 의무론 표지(허승일 역, 서광사, 2006). 이 책은 3권으로 만들어졌으며, BC 44년 무렵에 저술되었다. 원래 1권의 주제는도덕적 선에 대한 것이다. 키케로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기위해서는 도덕적 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도덕적 선이도출되는 네 가지 기원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지식 또는 지혜, 정의, 용기, 인내이다. 이 가운데 지식 또는 지혜가 가장 근원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2권의 주제는 유익함에 대한 것이다. 유익한 것과 유익하지 않은 것, 보다 유익한 것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권의 주제는 도덕적인 선과 유익함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출처=두산백과)

[에듀인뉴스] 키케로가 활동하던 시대는 로마 공화정 말기 ‘내란의 일백년’으로 기원전 146년 포에니전쟁이 끝난 후부터 기원전 30년경까지 로마 역사상 가장 불안한 격동기였다. 이 시기는 대립하는 권력자들의 격렬한 권력투쟁과 암살, 반란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락쿠스 형제의 개혁 정치 실패 이후 마리우스와 슐라의 혹독한 장기 집권, 1~2 삼두정치에 의한 ‘자의적(恣意的) 권력’에 의해 정치적 혼란과 격동을 거치면서 제정로마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키케로는 로마 원로원의 중심에서 ‘공화주의의 상징’으로 여론을 주도하였으며, 최고 권력자 카이사르는 키케로의 지지를 얻고자 꾾임없이 노력하였다. 그러나 키케로는 ‘원로원의 권위에 입각해 법과 질서가 잘 유지되는 로마공화국’을 이상적 정치체제로 간주하고 ‘자의적(恣意的) 권력’ 혹은 ‘전제주의’로 상징되는 카이사르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며 활력이 넘치던 옛 로마의 전통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결국 키케로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의 정적에 의해 머리와 사지가 절단되고 로마 시내 저잣거리에 내걸리는 잔혹한 죽임을 당하였다.

키케로는 말년에 역사의 주역이 될 로마의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삶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자기 아들 마르쿠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려 답(答)했다.

키케로는 ‘의무론’에서 청소년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격적 덕목으로 지혜(知慧), 정의(正義), 용기(勇氣), 인내(忍耐)를 제시하였다.

이 덕목들은 로마공화국 시민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성인 동시에 특히 정치가나 각 분야의 지도자가 되려는 청소년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품격(品格)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반드시 지켜야 할 도덕적 선(善)보다도 부(富)와 명예(名譽), 정치권력(權力)과 같은 ‘유익함’을 더 추구하거나 현혹되어 권력 앞에 굴종하는 자신을 합리화하곤 한다.

그러나 키케로는 매 순간 내 마음속에서 도덕적 선과 유익함이 대립하거나 충돌할 때 반드시 도덕적 선을 선택하여 결단코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혜(知慧), 정의(正義), 용기(勇氣), 인내(忍耐)의 덕목에 의지하여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만이 올바르게 사는 길임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 주장하였다. 유익한 것은 도덕적 선인 한에서 유익하며 도덕적 선은 반드시 유익하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로마의 장군 레굴루스가 두 번째 콘술(Consul, 집정관)일 때 아프리카에서 적국인 카르타고의 포로가 되었다. 이에 카르타고는 로마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신들의 젊은 장수들과 맞교환하자고 레굴루스에게 제안하고, 원로원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하에 레굴루스를 석방하였다.

그러자 레굴루스는 로마 원로원에서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카르타고의 젊은 장수들과 자신을 맞교환하는 것은 국가의 손해라며 반대하였다. 카르타고의 장수들은 젊고 유능하지만 자신은 늙고 쇠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원로원은 레굴루스의 손을 들어주었고, 레굴루스는 자발적으로 적국 카르타고에 되돌아가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였다.

누군들 죽고 싶겠는가. 그러나 레굴루스는 불명예스러운 삶보다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였고, 군인으로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키케로가 제시한 공화시민의 4대 덕성은 활력이 넘치는 로마 사회를 굳건히 뒷받침하는, 생활속에 살아있는 시민정신이었다.

'을'로 전락한 교사, '무관심'과 '침묵'만이 존재하는 교실

오늘날 우리 사회, 우리의 교육 현실을 키케로의 눈으로 들여다보자. 특히 학교의 축소판인 20평 남짓 교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진=엠넷 캡처)

교실은 이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소수 ‘엄석대의 후예들’이 장악했다. 그들의 온갖 횡포에 구성원들은 무거운 침묵으로 대응할 뿐이다. 학교에는 이들의 그룹이 존재한다. 그들은 그룹에 기대어 학급에서 권력을 행사하며 온갖 행태를 보인다. 수업 분위기 역시 이들이 좌지우지한다.

겁 없이 이들을 훈계하다가 그들의 말꼬리 그물에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학생들 앞에서 망신당하기 일쑤다. 혹여 감정섞인 말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학부모가 나서 말꼬리를 잡고 교육청을 앞세워 교장을 닦달하고, 해당 교사는 ‘전수조사’를 통해 변명의 기회도 없이 가혹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 학생의 조퇴마저 학부모가 결정한다.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엄석대의 후예들’이 ‘갑’이다.

‘을’로 전락한 교사는 단지 인터넷 지식의 아바타일 뿐이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복도에 버린 음료수병이 놓여 있어도, 휴지가 굴러다녀도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무관심과 침묵만이 존재한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건만 우리의 교육과 사회는 무심하게도 과거로 향하고 있다. 우리 교육은 정녕 허공을 쫓고 있는가? 혹여 이는 필자만의 생각인가!

학교의 20평 교실에서 일어나는 온갖 초상(肖像)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사회에서 어른들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현실 역시 교실 풍경과 어쩐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교실의 권력 메커니즘을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접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공화국은 법(法)에 근거한 통치와, 사익(私益)보다 공익(公益)을 우선시하는 시민의 덕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한 예로 ‘국민청원’이라는 미명하에 ‘이분법적 논리’ 위에서 민주공화국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와 법의 권위마저 무시하고, 법과 관행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국회에서 법을 고치면 된다는 식으로 사회 곳곳을 쑤시고 다니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키케로는 당시 ‘내란의 백년’ 혼란을 극복하고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로마를 건설하기 위해 시민정신으로 4주덕(四主德)을 제시하였다.

21세기 우리 입장에서 다시금 이를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학교와 시민공동체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 시민의 덕성은 무엇인가?

장부환 경기 광동중학교 교사
장부환 경기 광동중학교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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