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전은 유용한가
[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전은 유용한가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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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학교 역사교사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시 가장 기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정말로 고전에 효용성이 있는가? 고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왜 고전을 가르쳐야 하는가? 우리의 생각 속에 너무나도 당연시되어 버린 고전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고전은 계속해서 유용할 것인지도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바둑티비 캡처)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바둑TV 캡처)

2016년 3월이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있었다. 대결이 예고된 이후부터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의 이슈가 되었고,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하나같이 둘의 대결에 대한 이야기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이 때쯤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와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점 말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의해 전개될 예상 가능한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그 장밋빛 희망 뒷면에 크고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두려움도 모두 그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그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들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지만, 일반 대중에게, 특히 대한민국 대중에게 나타난 것은 둘의 바둑대결이 단순한 바둑 대국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최근 몇 년간 홍수를 이루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6월 다보스포럼(Davos Forum)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빅데이터 통계를 보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검색은 우리나라에서 월등히 높고,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검색과 언급이 있다고 전해진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몇 년 간 각종 산업계와 교육계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지능(Superintelligence), 초융합(Superfusion)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T)을 통해 인간과 사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물과 사물 그 모든 것이 연결된다. 그에 따라 인간은 매우 편리한 생활을 영유할 수 있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나왔던 눈 앞에 가상화면이 보이는 스마트렌즈(Smart Lens)나,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Connected-car) 기술 등은 이미 실현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진행 중이다.

편리함으로 대변되는 장밋빛 미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기존의 인간 노동 영역이 많이 축소되고, 그에 따라 많은 직업군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예측 때문에 인간은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몇 년 후면 없어진다 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하고, 인간끼리의 경쟁을 넘어 로봇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렇다면 미래에 인간은 로봇에 의해 지배당하게 될까? 모든 학자가 그럴 일은 없다고 말한다. 그럴 가능성은 원숭이가 하루아침에 아인슈타인이 될 확률이라 말하고, 상자 안에 넣어둔 나사와 철 부품들이 저절로 비행기가 될 확률이라고 말한다.

모라벡의 역설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를 깨닫다

그런 말들 보다 우리에게 조금 더 위안을 주는 명제가 있다. 바로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다.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 커피와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면서 웃으며 수다를 떠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쉬운 일이지만 컴퓨터에게는 어려운 일이고, 매우 복잡한 계산은 인간에게는 어렵지만 컴퓨터에게는 일도 아니다.

이 명제를 계속해서 연장해 나가다 보면 인간과 컴퓨터(인공지능)가 완벽히 분리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인간의 본래 모습이 더욱 부각되고, ‘인간적’인 것이 더욱 명확해진다. 그 외적인 것은 모두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다.

진짜 인간적인 영역은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다. 바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 '고전'의 가치는 상승할 것

인간의 본성은 4차 산업혁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Sapiens)』의 서문에 ‘역사 과정 동안 수많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혁명이 존재했지만 인간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신라시대나 고대 이집트 시대 선조들과 여전히 동일한 몸과 마음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다. 이는 고전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민은 서양에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되었고, 동양에서는 공자와 맹자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많은 철학자를 거쳐 지금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조선시대 사단칠정논쟁이나, 영국의 애덤스미스의 ‘도덕감정론’도 고대에 행해진 인간의 본성 연구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고전들을 지금 우리가 보아도 그 안의 내용들이 전혀 ‘인간적’이지 않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렇듯 인간의 본성은 태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적인 것과 컴퓨터가 더욱 명확하게 구분될 미래 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고전의 가치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고전’과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서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가 오히려 더욱 가까워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고전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사실 여러 학문에서 이루어진다. 생물학, 심리학, 역사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인간에 대해 각자의 관점으로 이해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인문고전은 그러한 학문들의 범주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좀 더 범위를 좁힌다면 ‘인간의 사고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사고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고전을 대할 때 우리는 철학적인 접근법과 실용적인 접근법(이 구분은 필자의 구분법이다)을 택할 수 있다.

철학적인 접근은 전문 학자들이 추구하는 방법이고, 실용적인 접근은 일반 대중이나 자라나는 학생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실용적인 접근법은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고전에서 찾는 것이다.

고전은 과거의 뛰어난 인물의 사고를 엿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당시대의 문제와 그에 대한 저자의 인식을 알 수 있다. 즉, 저자의 시대정신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 저자와의 대화를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서 현재 닥친 문제에 대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러한 고전의 이로움은 고전을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전을 읽을 때에는 ‘1. 저자에 대한 이해, 2. 시대에 대한 이해, 3. 저자의 문제의식에 대한 이해, 4. 현대 문제의 적용’의 순서로 읽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고전 전체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하거나, 좁은 범위의 단락이나 구절에 천착하여 이해하는 것 모두 좋은 방법이다. 기독교인들이 성경공부 방법으로 많이 하는 Q.T처럼 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고전이라는 원석에 자신만의 해석과 의미부여를 통해 새롭게 가공하여 다른 글을 생산해 낼 수도 있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 제언들을 종합해 봤을 때, 위기의 시대를 기회의 시간으로 바꿀 미래 사회의 역량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창조력’이라 할 수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채우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고전 교육을 통한 방법은 가장 효과적인 것 중에 하나이다.

고전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할 때 다가올 미래사회에 더욱 많은 기회와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Sapiens)』 서문에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적었는데, 여기에서 선택의 주체도 바로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반성과 이해를 정확하게 하고 있을 때 미래 사회를 장밋빛 미래로, 그리고 기회의 시간으로 선도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가장 좋은 교재 중 하나는 바로 ‘고전’이다.

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 역사교사
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 역사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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