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학교, 학생이 주인공인 공간 필요하다
[에듀인 현장] 학교, 학생이 주인공인 공간 필요하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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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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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피곤한 학생이 자기 책걸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지 않고, 빈 책상을 몇 개 모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나름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고 쪽잠을 자곤 한다. 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시위로 보인다.

사람은 주어진 삶의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고시원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닿을까 말까한 길쭉하고 좁은 사각형 모양의 공간에서 힘든 삶을 살아간다. 이처럼, 사람은 주어진 공간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지낸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공간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와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 대책으로 각 시‧도 교육청은 눈에 띄는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12년 동안 다녔던 학교 모습과 현재의 학교 모습이 대동소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소름이 쫙 끼치곤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교 공간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왜 바꿔야 하지?’, ‘교실에 아이들이 누울 공간이 필요할까?’, ‘교실에 의자가 있는데, 굳이 복도까지 의자가 필요할까?’ 등 교육주체들의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학습, 놀이, 휴식 등을 하고 싶은데 현실 속에서는 교실, 복도, 현관, 계단, 특별실, 강당, 체육관, 시청각실 등으로 고정된 공간으로밖에 활용되지 않는 점이 큰 문제다.

교육 환경은 제3의 선생님이라고 한다. 모든 공간은 독점되지 않는 유연한 공간을 지향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사용해야 교육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행사나 수업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공간은 공간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공간이 된다.

이제 교육주체들에게 교육 공간에 대한 공간 주권을 되돌려줘야 한다. 신설학교나 리모델링 학교, 부분적인 개선이 필요한 학교 공간은 시작점에서부터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방과 소통이 활발한 공간으로 탈바꿈을 해야 한다.

교육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지점을 없애야 한다. 학교에서 공간 활용도가 제일 높은 공간은 교실, 복도, 계단, 화장실, 급식실,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체육관, 시청각실 등이 꼽힌다. 이외 다른 공간들은 간헐적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굳게 닫힌 채로 방치하는 곳이 허다하다. 공간만 있다고 공간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말한다.

편히 쉬거나, 놀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교실에는 딱딱한 물건들 밖에 없어요. 소통하고 대화 나눌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학교 공간의 주인공은 학생이어야 한다. 학생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공간이 변형되기도 해,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집과 같은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얼마 전 필자는 구글코리아에 방문한 적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카페풍의 인테리어가 잊히지 않는다. 사람들이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안락한 소파와 먹거리 등이 존재하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일부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교무실에 오면 서서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것을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갖다 놓은 소파는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들었다. 학생들이 교무실에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서슴없이 찾아올 수 있다. 공간뿐만 아니라 공간 속에 있는 시설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학교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영화도 보고, 연극도 하고, 전시회도 하면서 주인공이 되는 삶을 만들어주자. 학생들은 여전히 공간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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