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괴물로 성장한 학교폭력, 회복적 생활교육 필요
[에듀인 현장] 괴물로 성장한 학교폭력, 회복적 생활교육 필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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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변호사와 행정사이다. ‘학교폭력전문 변호사’, ‘학교폭력전문 행정사’라고 홍보하면서 재심이나 소송으로 비화하면 책임진다고 한다.

이처럼, 학교폭력 재심비율 증가나 법률적 자문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당사자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는 교사들의 업무분장 기피 1순위도 아닌 0순위로 전락한 지 꽤 오래되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책임교사나 관련 부장교사 지원이 없자, 채용하는 기간제교사에게 그 일을 떠넘기고 있다. 교사들의 기피업무로 자리 잡은 학교폭력은 매해 담당자가 바뀌고, 저경력교사, 신규교사, 복직교사, 기간제교사 등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상급기관에서의 이에 대한 전수조사나 개선방안은 전혀 없다.

오로지, 학교폭력법에서 정한 학교폭력업무 유공 교원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으로 유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학교폭력업무를 기피한다. 연말에 승진가산점 대상자가 신청하지만, 기간제교사들은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없기에, 학교폭력예방에 유공한 실적이 없어도 가산점을 받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낮잠 자고 있다. 이 개정안은 학폭위 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폭위에 넘기지 않고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학교자체해결제 도입'이 골자이다.

학교폭력예방법도 미비하고, 해당 업무 교사들도 기피하다보니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교육부, 교육청에서 내려준 학교폭력업무처리 매뉴얼이 있지만, 멘탈이 붕괴된 상태의 담당교사에게 매뉴얼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학교폭력 가해, 피해 구분이 불분명해진다는 것이 사안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피해학생이나 목격학생이 학교폭력을 신고해서 사안조사를 해보면, 가해학생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고 피해학생도 또 다른 사안에서 피해학생이 아닌 가해학생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사안으로 전개되는 학교폭력은 당사자 누구도 한치 양보없는 싸움으로 전개된다. 사안 관련한 당사자 확인서, 목격자 확인서, 해당 당사자 학부모 보호자 확인서 등 각종 서류를 주고받는 과정을 담임교사나 전담기구에서 조사하다 보면, 정작 해당교사는 수업과 학생에 전념하지 못하게 된다.

한 개 사안에 대해 몇 주간의 일 처리를 경험해본 교사는 한마디로 '멘붕' 상태에 빠진다. 교육활동에 대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교폭력업무 절차를 위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안 당사자들은 교사의 실수를 쉽게 받아넘기지 않고 물고 늘어진다. 변호사나 행정사를 동원에서 학교의 실수로 둔갑시키거나 교사를 옥죄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한 교사가 사안에 대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면 그 교사는 다시는 학교폭력업무를 맡지 않는다. 이는 교육에서 엄청난 트라우마로 교사를 더욱 지치게 만든다.

최근 학교폭력 양상은 학교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발달해 사이버상의 명예훼손, 악성댓글, 메신저를 활용한 왕따, 사이버 따돌림 등 학교나 교사가 학교폭력에 일일이 대처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더욱이,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교사는 그 사안에 대해 목격을 하지 않았기에 피해학생, 가해학생, 목격학생, 보호자 진술 등에 의존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처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보이지 않는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대처는 더욱 더 힘들다.

현재 학폭법에 규정된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유인, 명예훼손,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학교의 책임교사는 1명인데, 학교폭력의 범위는 점점 확장하고 있으며, 여러 학교가 관여되었거나 학교 밖 청소년과 관련이 많아지고 있기에 사안처리에 촘촘하고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학교폭력은 사후처리에 온 힘을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학교폭력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제대로 된 예방교육이 부재한 상태에서는 사후처리하다 에너지만 소진할 뿐이다.

학생들의 갈등과 장난 등은 학생들이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래상담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은 교사주도가 아닌 학생이 만들어가는 교육으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화로운 학교를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이다. 결국, 사안이 발생하고 처리되고,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의 선도조치는 상호 간에 관계가 회복되고,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복적 생활교육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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